본문 바로가기

일상/Dairy

170309_3월 개강 근황

1.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와 글을 쓴다. 원래의 계획은 1주 1글이였는데 거의 1달 1글이 될뻔했다. 분발하자. 

2. 학교 근처에 하숙집에서 살게 되었다. 1주일 정도 전에 이사를 했고, 아직은 이 하숙집에 익숙해지고 있다. 익숙함이라 함은 방 내에서 내 물건의 위치를 정하는 일부터 나의 학교 일상에 있어서 루틴까지를 말하는 것 같다. 이전에는 학교 정문 3분 거리에 살았지만 지금은 학교 정문까지 걸어서 7분거리 정도이다. 사실 빨리 걷게 되면 5분 거리이지만 중간에 신호등 하나를 건너기에 7분이 더 정확한 시간인 것 같다.

3. 1년반만에 학교에 복학했다. 13학번이지만 사실상 나는 3학년 2학기를 다니고 있다. 휴학한 첫번째 학기는 인턴을, 그리고 나머지 두학기는 나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찾고 제대로 확립하기 위해서 시간을 투자했다. 오랜만에 복학했더니 학교의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었다. 복사실이 있는 장소부터 안식년을 가 있는 교수님, 그리고 우리 대학이 2016에 정말 크나큰 일들이 일어났었기에 그로 인한 학교 분위기까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와 같이 비글같이 까불고 놀던 동기들이 차츰 졸업을 하고, 수료를 하거나, 대부분 막학기를 다닌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공수업에 들어가면 대부분 내가 모르는 얼굴들로 가득하다. 

4. 일년 반만에 학교에 복학해서 첫번째 주에 나는 굉장히 설레였고, 기분이 좋았다. 사실 내가 1년의 휴학기간을 통해 많이 바뀐 것 같고 나의 그런 변화로 인해서 학교가 좋아지는 것 같다. 사실 내가 스위스에서의 1년의 기간을 보내기 전에는 내 미래에 대한 굉장한 불안함이 있었으며, 인간관계가 꽤나 계산적이였던 것 같다. 하지만 1년동안의 시간을 통해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 존재 그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많이 배웠다. 그래서 다시 학교에 다니면서 친구들을 보고 후배나 선배들을 볼 때와 전에 내가 가지고 있었던 관점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감사하다. 

5.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 전에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가 친구가 인간이라는 단어의 한자가 사람 인, 사이 간으로 이루어진 걸 아냐면서 소오오름이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이처럼 사람은 정말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형성되며 다른 사람들과 엮어 있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 한 인간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한 여자와 남자가 사랑에 빠져서 아이를 갖기로 결정해야 태어나는 것 아닌가 (물론 예상치 못한 출산도 있지만 어쨌든 한 생명의 탄생 조차도 다른 개인의 감정이나 생각에 의해 엄청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6. 인간의 시간과 노력은 제약이 있기에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관계와 덜 중요한 관계는 당연히 있다. 가장 당연한 예로는 부모님과 자식, 부부, 형제와 자매 등의 관계는 아마 한 개인이 가장 중요시여기고 소중히 여기는 관계들일 것이다. 이러한 관계들은 당연히 더 우선순위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우선순위가 아니라 한 사람의 가치를 재는 느낌으로 보고 그 수치로 특정 상대와 함께 시간을 보낼것인지 말것인지 정한다면 이는 불행한 삶으로 가는 지름길인 것 같다. 사실 예전의 내가 조금은 이러한 특성이 있었던 것 같다. 물론 같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있고, 우울해지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웃긴 사람이 인기가 많은 것 아닌가? 그와 함께하면 더 많이 웃을 수 있으니깐. 하지만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면 인간관계에 있어서 덜 계산적이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사람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이 사람은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을까? 이 사람이 요즘 지니고 있는 고민은 무엇일까? 이와 같은 질문을 하게 되고 상대에 대해 알아가게 되었을 때 나 자신도 성장을 하고 사람에 대한 이해도 커지는 것 같다. 

7. 최근 학교의 경영학회 중 한 곳의 설명회를 가게 되었다. 그 설명회에는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의 톱 기업 중 하나인 회사에 다니시는 학회 출신의 대학 선배님께서 오셨다. 09학번이니 나보다 4살이 많고, 큰오빠와 나이가 같은 언니셨다. 그 분의 설명회는 학회 설명회라고 하기 보다는 정말 제대로 된 인생 조언이였으며 제대로 된 인생선배의 이야기였다. 비록 모든 것에 동의를 하지 않는다. 나는 나만의 관점과 가치관이 있으니깐. 하지만 가장 많이 느낀건 "내가 갇혀 있는 이 좁은 공간에서 나오자"라는 것이였다. 그래서 친구들도 다양하게 사귀고, 학교나 교회가 아닌 많은 곳들을 다니며 학교나 교회 내에서도 내가 친했던 무리가 아닌 다른 무리들과 함께 놀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재학중인 대학이 여대인만큼 남자들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한국 사회는 남자들의 영향력이 더 크고, 그냥 나와 다른 성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사회생활이 편할 것 같아서)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연애에 있어서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말자. 사람을 막 만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전처럼 결혼할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은 아직 접어놓아도 될 것 같다.

8. 생각해볼 것들

내가 우리 부모님/오빠들/친구들/과외학생 등에게 주는 가치는 무엇인가? 

나의 강점은 무엇이며 단점은 무엇인가? (자소서용으로 "일"에 있어서만이 아닌 연애나 다른 영역도 포함해서 고심해보자) 

나의 부모님, 오빠들, 또는 내 친구들이 나를 묘사한다면 어떻게 묘사할까? 

일이 내게 줄 수 있는 최대 행복치와 관계가 내게 줄 수 있는 최대 행복치를 비교해보자

나는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인가? 

9. 들어갔던 동아리에서 나왔다. 2주만에 나왔다. 내가 생각했던 동아리가 아니었다. 내가 지원서에서 원했던 기대했던 동아리의 모습이 아니었다. 물론, 사람들은 매우 좋은 사람들이었지만 그 동아리에서 내가 배우고 싶었던 가장 큰 부분이 사실상 그들의 가장 큰 취약점이었다. 뿐만 아니라, 아무도 인턴을 해본 경험이 없으며 저학년을 위한 활동이라는 느낌을 받게 되어서 나는 나의 또래가 더 많고 배울 수 있고 공부할 수 있으며 같이 취준을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는 학회에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아리를 나온 것은 매우 잘한 일인 것 같다. 

10. 너무 졸리다. 오늘은 이만 자야지.